대전지법,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 일시 ‘효력정지’ 결정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식약처, “규제 실패 대한 사과 뜻 없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를 두고 보건당국과 법원이 엇박자 행보를 보이면서 중간에 낀 환자들만 애먼 피해를 보게 됐다.

메디톡신을 처방받았던 환자들은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로 불안에 떨고 있는데, 법원에서는 식약처의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일시 효력정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환자들에 대한 사과는커녕 행정적 절차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해 논란이 일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메디톡스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메디톡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무허가 원액 사용 ▲허위 서류 기재 ▲조작된 자료 제출해 국가출하승인 등 약사법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고 관련 제품 3개(메디톡신주·메디톡신주50단위·메디톡신주150단위)에 대해 6월 25일부터 품목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메디톡스는 지난 18일 저녁 대전지방법원에 식약처의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처분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약사법 위반 사항은 일부 인정하지만,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품목허가 취소는 가혹하다는 주장인 것.

이와 관련, 대전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18일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내린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 일부 단위의 각 품목 허가 취소, 회수·폐기명령, 회수 사실 공표 명령·처분 효력 등을 7월 14일까지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법원이 메디톡스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시간 동안 품목허가 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메디톡스와 식약처 간 다툼에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 종로구에 거주하는 A 씨는 “지난달에 이노톡스 시술을 받았는데 현재까지 따로 부작용은 없다”며, “최근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기사를 보면서 혹시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거주 중인 B 씨는 “수년 전에 피부과에서 추천해 메디톡신 제품으로 시술 받았다”며 “따로 부작용은 없었는데 나중에 부작용이 생기는거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 같은 메디톡신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우려에 식약처는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 사용현황과 보툴리눔톡신 제제에 대한 국내·외 임상논문, 일정 기간 효과를 나타낸 후 체내에서 분해되는 특성 등을 종합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결과, 안전성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식약처의 이러한 행태를 두고 환자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에 메디톡스 뿐만 아니라 규제기관으로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식약처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인 것.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이하 보건연)은 “식약처는 인보사 사태 초기에도 안전성에 대한 큰 우려가 없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며, “이번 메디톡신 사태에서도 GMP가 이뤄지지 않은 생산공장에서 조작된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임에도 안전성에는 우려가 크지 않다는 근거 없는 장담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가 없더라도 최소한 효과가 떨어지는 의약품을 허가당국을 믿고 사용한 환자들을 향한 사과와 반성, 제대로 된 의학적 설명이 당연히 필요하다”면서, “식약처는 규제 실패에 대해 철저히 고백하고 반성해야 한다. 책임을 전적으로 제약회사에게 돌리거나 안전성 우려가 없다는 식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식약처에서는 규제 실패에 대해 사과할 뜻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24일 본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서류 조작을 한 메디톡스가 잘못한 일이다. 식약처에서 꼭 사과해야 하느냐”고 되려 반문했다.

이어 “이미 일반적인 행정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점과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데이터 조작 관리 방안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며 규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법정싸움으로 가는 부분이 환자들에게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절차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환자에 대한 사과 문제는 담당 부서랑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서류 조작 등으로 무허가 원액을 사용한 제품을 판매한 메디톡스나 규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한 식약처가 서로의 잘잘못을 미루면서 결국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